北 ‘대남 엄중 경고’ 다음 수순은?

개성공단·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등 거론“北, 도발 때는 요란한 사전예고 없이 해”북한은 3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박정천 당 비서의 잇단 담화를 통해 서욱 국방부 장관의 북한 도발 징후시 원점과 지휘시설 정밀타격 발언을 맹비난하면서 ‘서울 괴멸’ 등 위협을 쏟아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서욱 국방부 장관의 정밀타격 발언을 빌미로 거친 ‘말폭탄’을 투척하면서 추후 행동까지 예고해 주목된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수만도 없다.김 부부장과 박 비서가 ‘핵보유국’을 공언했다는 점에서 핵과 관련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4일 “두 사람 모두 ‘감히 핵보유국에게 선제타격 망발을 했다’는 식으로 반발했다”며 “핵보유국 위상을 공고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말 그대로 핵과 관련된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북한은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5㎿ 원자로를 비롯한 시설을 가동중인 정황이 포착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를 복구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면서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인 대남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궁극적으로 미국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핵·ICBM이 아닌 다른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다.이와 관련해서는 남북이 작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복원한 남북 통신연락선 재차단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일부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으며 김 부부장의 사전 경고 뒤 남북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한 바 있다. 다만 김 부부장 등의 전날 막말 담화에도 불구하고 4일 오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그리고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호출 응답은 정상 가동됐다.북한이 이미 해금강호텔 해체에 돌입한 금강산 내에서 남측 시설 철거를 더욱 가속화하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방치상태인 개성공단 내에서 역시 남측 시설 철거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여기에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서 파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예단하기는 힘들지만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것이라며 경고에 나섰고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북한의 행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내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도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김 교수는 “김 부부장 등의 담화에서는 대북강경책을 예고한 새 정부에서 실제 자신들의 도발시 원점타격 등에 나설 것이라는 두려움도 보인다”며 “북한이 도발할 때는 조용히 있다가 하지 이렇게 요란하게 사전예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