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도 ‘보험대리점’ 가능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와 핀테크기업도 보험대리점 등록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021년 금융산업국 업무계획’에서 전자금융업자와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 허용을 검토하고, 이들의 진입 요건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도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상품 비교, 판매·중개서비스는 보험산업의 경쟁촉진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다양한 순기능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행 보험법규에 따르면 보험대리점에 임직원의 10%를 보험설계사로 두도록 되어 있지만, 이는 전통적인 대면설계사 영업을 염두에 둔 규제로 플랫폼 사업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서비스가 ‘모집’에 해당될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모집자격을 갖추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연내 플랫폼 기반 보험서비스에 대한 규율체계를 마련할 예정으로 우선 보험서비스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합리적인 관리감독을 할 수 있도록 모범규준을 마련키로 했다. 일본과 미국, EU 등 해외 금융당국의 규율체계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보험료 비교, 플랫폼 보험청약, 보장분석 등의 법적성격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모집상품 범위, 영업방식, 수수료, 금지행위 등에 관한 규율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전자금융업자로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있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자로는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받은 KB은행,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보맵,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총 28개사가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앞으로는 전자금융업자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다양한 보험상품을 모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을 위해서는 보험업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 18대, 19대 국회에서도 소비자의 편의성 증진과 경쟁을 통한 비용감소, 보험시장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전자금융업자의 보험대리점 등록을 허용하자는 보험업법개정안이 논의됐으나 입법화에는 실패했다. 이에 기존 보험업권의 반발을 의식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규제특례를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영업을 하는 금융기관대리점도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보다 시장파괴력이 훨씬 큰 플랫폼 사업자도 당연히 보험업법에서 등록과 영업기준을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자금융업자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온라인에서 모집이 가능한 상품범위도 업계의 관심거리다. 미니보험이나 소액단기보험으로 제한될지, 자동차보험 등 갱신형 보험까지 허용될지, 아니면 생명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4개 금융회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받은 상황에서 자칫 이들의 판매상품 라인업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의 방카슈랑스 규제완화로 확산될 여지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