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I보험시장 보험료 인하 상승기대치

암은 중대질병에 속할까? 생명과 직결된 질병은 모두 중대질병일까? 중국에서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곧바로 대답하기 어렵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지금도 소비자와 보험회사 사이에 중대질병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대질병(CI, Critical Illness)에 대한 정의가 과학적일수록 이와 관련한 분쟁은 줄어들게 된다. 최근 중국 보험업협회는 중국의사협회와 공동으로 ‘중대질병보험의 질병 정의 사용규범(2020년 개정판, 이하 사용규범)’을 발표했다. 같은 시기 중국 계리사협회가 편찬한 ‘중국 생명보험업 중대질병 발생 경험표(2020년, 이하 경험표)’도 공개됐다.

중대질병보험은 중국 건강보험 수입보험료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지위를 갖는다. 참고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중국 보험회사가 판매한 중대질병보험상품은 3000여개이고, 이들 상품의 가입자는 연인원 2억명이 넘는다. 또 같은 기간 중대질병보험 관련 보험금은 180만명에게 1000억 위안 이상이 지급됐다. 중대질병보험이 갖는 지위만큼 2020년판 ‘사용규범’과 ‘경험표’는 중국의 중대질병보험시장에 크고 작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질병보험상품 보장책임의 핵심은 질병의 정의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지 여부다. 2020년 사용규범은 질병의 분류를 규범화하고 중대질병보험의 등급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경증질환의 정의를 처음으로 도입했고, 질병의 종류와 보장의 범위도 적절히 확대했다. 기존 25종에 대한 질병의 정의를 기반으로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장염, 궤양성장염 등 3가지 중증 질병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악성종양, 급성심근경색, 뇌졸중후유증 등 3가지 핵심 중대질병에 대해서는 경중에 따라 등급을 부여했다.

2020년판 중대질병 발생 경험표에는 4가지 ‘최초‘가 포함됐다. 우선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통합 질병 발생 경험표를 처음으로 제시해 대만구 전용상품 개발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악성종양, 중증·경증 심근경색, 심각한 뇌졸중후유증 발생 경험표를 처음으로 제시해 보험회사의 건강보험상품 개발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아울러 유형별 대표질병의 발생률표를 제공해 노인 전용보험상품의 개발을 돕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중대질병데이터를 표준화해 보험업계가 중대질병표를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중대질병 발생 경험표에 따르면, 중증 악성종양의 발생률은 연령별, 종양별로 차이(증가 혹은 감소)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류 중대질병보험상품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보장을 한다는 전제 하에 보험료는 소폭 하락하게 되고, 특정 상품이나 특정 연령대에서는 조금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